내 눈앞의 전선

도서명:내 눈앞의 전선
저자/출판사:이향지/문학동네
쪽수:108쪽
출판일:2023-08-18
ISBN:9788954693714
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1부 겨울
낙관/둥글고 환한 구멍/방울토마토/바다 밖에서의 목욕/집 없는 기억/돌 속의 넓은 풀밭/심연을 먹어치우는 벌레/동백/그리운 워워/모래 위의 귀향/내 눈앞의 전선/내 눈앞의 난간/대해 속의 고깔모자/떠난 새집/소/새
2부 봄 잎
봄/봄 둘/서울, 회색 종점/노파/청렴/감을 깎으며/바지랑대 하나에/밭/이명/말/우연/내 발등/네번째의 풀밭/밥으로 죽 끓이기/범여울/내 사랑은
3부 거울
무채색의 새벽/창 없는 겨울이 지나간다/더그매/어제는 무얼 했나/엄마의 풍선을 찾아가는 풍선의 노래/찔레/그림자의 언덕/호생약국(好生藥局)/이 무거운 아버지를/불가능한 꿈/잠깐 본 항아리/청동 벽걸이/화몽(花夢)/풍경의 저쪽/낮달
4부 호두
개나리꽃 지고 난 뒤/피난기/질문/통 밖에서/변두리/내리는 눈발이/비탈에 서 있는 여자/뚜껑이 덮인 우물/소극적인 대책/오래된 칼/된장 끓이는 저녁/호두/밖에 뭐가 있는가/지독한 민들레
■ 책 속에서
그 소는 말뚝에 묶인 채 죽었다
불어나는 흙탕물 속에서 제 앞만 보고 헤엄을 치다 죽었다
물이 빠지고 다리를 걷은 사람들이 죽은 소를 건지러 갔다
소의 둘레엔 옛날 성을 싸고 흐르던 해자처럼 깊은 도랑이 나 있었다
소는 제가 건너가려던 물속에 더 깊은 강을 팠던 것
둥그런 강물 속에 섬이 되어 누워 있는 소를 묶으려니 밧줄도 퉁퉁 불어 늦게 온 손들을 뿌리친다
─이향지, 「소」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