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차가운 일상
도서명:나의 차가운 일상
저자/출판사:와카타케,나나미/내친구의서재
쪽수:388쪽
출판일:2022-09-15
ISBN:9791191803082
목차
1부
내 안의 어떻게도 할 수 없게 차가운 어떤 것 6
2부
푸른 어둠 168
12월 20일 170
12월 21일 200
12월 22일 244
12월 23일 290
12월 24일 340
지은이의 말 380
옮긴이의 말 384
13. 본문에서
“너무하네. 저기, 이거 기억해줄래?”
다에코는 불분명한, 추위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돌아갔다.
“회사에 관찰자가 있어.”
“……뭐가 있다고?”
“관찰자. 관찰자, 실행자, 지배자. 아하하.”
“갑자기 웬 농담이야. 술주정 그만 부리고 얼른 택시나 잡아.”
“****믿는구나. 술 취해서 하는 허튼소리가 아닌데.”
-24페이지
“다에코는 당신 친구인가요?”
“……네.”
“정말로?”
“정말이에요. 다에코 씨는 어째서 자살을 하려고 한 거죠?”
“거짓말.”
수화기에서 의미심장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네?”
“다에코는 친구가 없어요.”
“무슨 말씀이죠?”
“걔한테 친구가 있을 리 없어.”
전화가 끊어졌다.
-31페이지
애초에 살아갈 희망이란 게 뭔데?
누나는 늘 나한테 그러지. 살아갈 희망을 버리면 ****된다고.
하지만 누나. 난 그런 거 없이도 지금까지 살았는데?
살기 싫어도 살았는데?
오케이, 누나. 말해주지. 내가 지금까지 뭘 했는지.
-33페이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잘 몰라. 좌우지간 쓰러졌다, 입원했다, 회사에 당분간 올 수 없다는 말밖에 못 들었거든.”
여사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사실인 듯했다.
“역시 회사에 무슨 액이라도 낀 건가요?”
“뭐? 왜?”
“병 걸린 사람이 많다고 해서요.”
여사는 웃었다.
“어느 회사에나 아픈 사람은 많아.”
-57페이지
그 남자가 수기의 ‘필자’여도 전혀 이상할 것 없다.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필자, 그녀가 말하는 ‘관찰자’, ‘실행자’, ‘지배자’라면 친부모 정도는 죽이고도 남는다.
그렇다면 나는 꼬리를 잡은 것이다. 녀석의 꼬리, 그녀에게 그런 짓을 한 남자의 정체를.
-78페이지
마치 상대방의 존재 일부를 내가 쥔 것 같은 어두운 만족감.
그가 해온 일이 그것이다. 만족감을 얻는 작업.
모조리 그의 가정 환경 탓이라고 단정하기는 간단하다. 어머니의 병적인 예민함과 이상에 대한 기묘한 집착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간단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그저 그뿐이었다면 누군가가 어느 시점에 그를 멈추었을 것이다. 더 이른 단계에. 더 많은 죄를 저지르기 전에.
-118페이지
그런 거야, 누나.
내 안에도 어떻게도 할 수 없게 차가운 게 있어.
이루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차가운 것.
멈추려고 해도 멈춰지지 않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것.
방법이 없어. 어떻게도 할 수 없게 차가운 거야.
-154페이지